삼겹살을 집어 들 때마다 ‘한돈’이 아니라 ‘한돈 반’이 되는 기분이라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주요 생산국들의 정책 변화, 사육 환경, 질병 발생 등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2023년 기준 세계 돼지고기 총 생산량은 약 1억 1,602만 톤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가장 많은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5,675만 톤)**이며, 그 뒤를 유럽연합(EU, 2,125만 톤), 미국(1,268만 톤), 브라질(450만 톤)이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약 142만 톤을 생산하며, 세계 14위 수준을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 왜 이렇게 올랐을까?
삼겹살 한 판이 점점 비싸지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꼽을 수 있다.
1. 사료값 폭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돼지를 키우는 비용이 덩달아 증가했다. 사료 가격은 돼지 사육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곡물값이 오르면 돼지고기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2. ASF(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ASF는 돼지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한 번 발생하면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2018년 중국에서 대규모 발생한 이후 아시아와 유럽 곳곳으로 퍼지며 돼지고기 공급을 급감시켰다. 한국에서도 2019년 이후 여러 차례 ASF가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이 되었다.
3. 구제역 발생
돼지고기 가격을 흔드는 또 다른 바이러스는 구제역이다. 발굽이 두 개인 동물에게 발생하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감염되면 대규모 살처분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2011년 대규모 구제역 사태가 발생해 약 34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었고,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최근에도 일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4. 소비 증가 & 환율 변동
삼겹살과 목살을 찾는 소비자는 많아지는 반면, 돼지고기 공급은 불안정하다. 수입산 돼지고기도 환율 상승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고 있어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5. 인건비 및 물류비 상승
물류비 인상과 인건비 상승도 돼지고기 가격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물류 대란으로 인해 돼지고기 유통 과정에서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소비자 가격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매와 소매,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클까?
돼지고기 가격은 단순히 사육 비용만이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도 가격이 상승한다.
도매 가격은 공급과 수급에 따라 급변하지만, 소매 가격은 유통 비용과 마진이 포함되면서 더욱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2024년 기준 국내산 삼겹살의 도매가는 kg당 약 1만 8천 원 선이지만, 마트나 식당에서 판매되는 소매가는 kg당 2만 7천 원 이상으로 책정된다. 도축, 유통, 판매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돼지고기 가격은 환경 규제 강화, 사료비 및 인건비 상승, 질병 리스크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ASF와 구제역 발생 가능성 – 돼지고기 공급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장 큰 변수!
✔ 세계 생산량 증가가 어려운 상황 – 수요는 계속 늘어나지만, 공급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 소비자 수요 변화 & 수입산 가격 변동 – 국내 소비 트렌드와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
이제 삼겹살 한 판도 마음껏 즐기기 어려운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출처
- FAO (유엔식량농업기구), "World Meat Market Review 2023"
- USDA (미국 농무부), "Livestock and Poultry: World Markets and Trade, 2023"
-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축산업 동향 및 전망"
-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축산관측 2024"
- 대한한돈협회, "국내 돼지고기 가격 및 시장 분석"
-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2024"